판타스마고리아

(2018.7.31 발행된 격월간 교육월간지 <민들레> 118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방탄소년단 신드롬의 비밀: 신념에 가까운 강력한 취향의 공동체




세계 최고 보이밴드의 탄생


EDM과 퍼포먼스를 장착한 아이돌이 한국 가요시장의 절대적 강자로 군림하고 K팝이 해외에서의 인기를 타고 드라마에 이어 한류의 선봉으로 거론되던 시절인 지난 2013년, ‘방탄소년단’이라는 낯설고 어색하기까지한 이름의 아이돌 그룹이 데뷔했다. 당시 SM, YG, JYP라는 빅3 기획사의 삼파전 양상이던 가요계에서 중소기획사인 빅히트가 탄생시킨 이 그룹은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색깔로 힙합을 꼽으며 차별화된 정체성을 내세웠다. 팬덤의 규모와 영향력이 곧 아티스트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K팝 시장 상황에서, 아이돌이 얼마나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느냐는 곧 그 아이돌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요소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돌 팬들로부터 ‘방시혁이 탄생시킨 소년단이냐’ ‘덕질할 맛 안나게 생긴 중소돌’ 등의 조롱을 받으며 등장한 그들의 미래는 몹시도 불투명해보였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미디어로부터 BTS(Beyond the Scene)라 불리는 방탄소년단은 이번 5월에 발표한 정규 3집을 한국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 1위, 메인 싱글 차트에 10위로 진입시키며 현재까지 6주째 양대 메인 차트에 머물러 있다. 빌보드 시상식이나 미국 인기 토크쇼인 엘렌쇼에서 방탄을 소개할 때면 “세계 최고의 보이밴드”라는 수식어가 여지없이 따라붙는다. 《피치포크》와 《롤링스톤》 등 유력 음악지는 새 앨범에 대해 진지한 평과 함께 준수한 평점을 매겼다. 글로벌 스트리밍 사이트인 애플 뮤직의 에디터는 이들의 앨범 소개에 “케이팝의 경계를 부순 그룹”이라는 프로필을 올렸다. 보수적이기로 정평이 난 그래미조차 BTS가 팬들을 위해 발표한 무료 커버곡까지 기사로 다룬다. 아시아, 케이팝, 아이돌은 이제 더 이상 그들의 수식어가 아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BTS가 내딛는 모든 행보가 곧 한국 음악계의 역사가 되고 있는 순간을 실시간으로 목격 중이다. 이런 그들의 뒤에는 서구 미디어가 한 목소리로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헌신적인 팬덤”이라 평가하는 아미(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 A.R.M.Y.), 1500만 글로벌 방탄 팬덤이 버티고 있다.



방탄의 날개, 아미


2018년 방탄 월드투어 콘서트는 티켓팅 시작과 동시에 50여만 표가 전석 매진됐으며, 암표 값이 최고 장당 1000만원까지 뛰기도 했다. 특히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 SNS 상에서의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계정과 무려 1억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미국 가수 저스틴 비버가 언급되는 수를 합쳐도 방탄소년단의 절반도 안 된다. 이런 영향력을 배경으로 방탄은 빌보드 시상식에서 2년 연속 ‘탑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방탄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팬덤인 ‘아미’에게 축하를 전할 정도로, 방탄의 성공에 있어 아미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동양의 작은 나라의 보이 밴드, 그것도 거의 모든 노래를 한국어 가사로 부르는 가수의 세계적인 성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앨범과 음원을 반복해 사들이고, 하루종일 음원을 스트리밍하며, 온갖 시상식에 엄청난 투표 화력을 쏟아붓는건 물론, 미디어와 라디오에 조직적으로 홍보를 하는 글로벌 팬덤 아미의 조직력과 영리함은 여타 케이팝 기획사들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아미 팬덤의 남다른 양상


케이팝은 기본적으로 십대 팬층의 구미에 맞춰 기획사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공장형 아티스트 생산 방식으로 돌아간다. 춤, 노래, 랩, 얼굴 등 십대 팬들이 좋아할만한 덕목을 갖춘 멤버들을 모아 그룹을 만들고, 팬덤이 생성되면 팬덤의 규모와 충성도에 따라 수익과 그룹 수명이 결정된다. (이는 아이돌 수익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게 팬들이 구매하는 굿즈(아티스트 파생상품)나 공연 또는 광고계약이기 때문인데, 방탄은 여기서도 예외적이다. 이들은 굿즈와 공연티켓만큼이나 실물 앨범이 많이 팔리는 전세계 몇 안되는 가수 중 하나다.) 따라서 케이팝 아이돌은 음악만큼이나 중요한 일, 즉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활동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또한 타겟층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예능에 자주 노출되는 케이팝 아이돌의 이름은 알지만 그들의 음악은 잘 모르는 게 대부분이다. 

방탄 역시 십대를 타겟으로 기획된 케이팝 아이돌 중 하나지만, 팬덤 양상을 보면 어느 순간부터 세대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트위터에는 오로지 방탄소년단 덕질을 위해 생전 처음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는 3-40대 아미들로 가득하고, 국내 포털의 방탄 기사에 달린 댓글 연령대 1위 역시 그들이 차지한지 오래다. 해외 팬덤도 마찬가지다. 한 방탄 해외 팬베이스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즉 이십대가 팬 비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방탄은 더 이상 십대 한정 아이돌이 아닌 것이다. “여러분이 빨간색이든 파란색이든 노란색이든 무지개색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음악은 언어와 인종을 비롯해 모든 장벽을 뛰어넘습니다” 라는 리더 RM의 발언은 단순히 외국 팬층을 겨냥하지 않는다. 사회 문제, 성소수자 문제, 우울증과 정신건강 문제 등 한국에서 터부시되는 주제를 음악과 발언을 통해 서슴없이 말하며 “넌 혼자 걷지 않는다”고 말해주는 방탄에 대해 각계각층의 팬들이 느끼는 애착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방탄이 보여주는 이런 배타적이지 않은 포용성에서 배태된 팬덤은 당연하게도 나이뿐 아니라 직업, 인종, 젠더, 종교 같은 부분에 있어서도 기존의 K팝 팬덤에 비해 월등히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팬들은 멋지고 예쁜 모습을 소비하는 팬-아이돌 관계를 넘어서서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의 감각을 방탄으로부터 얻는 것이다. 


트위터의 #BTSisNotYourAverageBoyBand (“방탄은 당신이 생각하는 보통의 보이밴드가 아니다”) 라는 해시태그를 들어가보면 방탄의 음악이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는지, 어떻게 자신을 구원했는지 절절하게 고백하는 글로 넘쳐난다. 자존감이 부족한 십대, 우울증에 시달리던 주부, 중병으로 희망을 버린 채 살아가던 환자, 연인과의 잘못된 관계에 매여 헤어나오지 못하던 여성. 이들에게 방탄의 존재와 음악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절망 속에서 발견한 유일한 빛”이라 칭할 정도로 강력하다. 또, 올해 빌보드 시상식을 위해 입국한 LA 공항에서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몸에 (방탄을 상징하는) 보라색 리본을 묶고 일렬로 늘어서 방탄의 입국길을 안전하게 지켜줬다. 이 #PurpleRibbonArmy 프로젝트는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마저 “달려드는 팬은 봤어도 지켜주겠다 나서는 팬은 본 적이 없다”, “보고도 믿기 힘든 일”이라며 감탄하게 했다. 우울감과 낮은 자존감으로 고통받는 팬들을 위해 세계 각국 언어로 심리상담과 함께 위로를 전하는 심리전공자 팬들의 모임, 일회성이 아니라 시리아 등 세계의 고통 받는 곳에 꾸준히 아미의 이름으로 기부를 실천하는 단체도 있다.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방탄이 우리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었고, 미약하나마 이를 되갚아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이다. 이들에게는 우리가 흔히 아이돌 팬이라고 생각했던 집단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아이돌이라고 규정 짓는 바운더리 너머로 끊임없이 남다른 존재 방식을 증명하는 방탄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의 월드 투어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번 더 스테이지>는 월드 투어 무대와 무대 뒤의 모습, 그리고 투어 사이에 멤버들이 여가를 보내는 방법을 보여준다. 투어 도중 이들이 그리 대단한 일을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싸가지고 온 장비를 호텔방에 풀어놓고 음악 작업을 하거나, 투어가 열리는 도시의 미술관을 방문하고, 바다에 가서 잠깐 난 짬을 만끽하거나 한다. 때로는 무대에 대한 의견 충돌로 두 멤버가 싸운 뒤 멤버들이 모두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을 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아티스트의 범상치 않은 면모를 강조해왔던 기존 음악 다큐와는 상당히 다르다.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하다. 아이돌이 가진 신비화를 저 멀리 던져버린 채 그저 내 주변 친구들이 흔히 할 법한 일들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한계를 깨고 좀더 나아가고 싶다는 존재론적 열망을 입을 모아 쏟아낸다. 열망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오늘도 그들의 일상은 지난한 연습과 자기반성의 과정으로 채워져있다. 반짝이는 단 한순간의 열광과 환호성을 위해 그들은 매일을 마치 수도승처럼 자기 계발의 순간으로 채워 넣는다. 방탄 기획사 대표인 방시혁 피디는 방탄이 ‘친근한 이웃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친근한 옆집 애들 같은 영웅들의 일상이 어떤 피와 땀과 눈물의 과정으로 이뤄져 있는지를 보면서, 팬들은 공감과 함께 스스로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 평범함과 초월. 언뜻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 양가적 특성이야말로, 방탄에게 동시대 가장 열성적인 팬덤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신념에 가까운 취향의 공동체


“더 이상 혁명을 꿈꿀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독재와 반민주, 이데올로기 대립이 만연했던 과거 세대의 사람들에게 신념은 더없이 중요한 삶의 요소였다. 신념이 곧 개인의 삶의 방식을 결정지었으며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지침이 되어주었다. 그들은 ‘신념의 공동체’를 통해 동질감과 세계 인식을 얻은 것이다.  냉전과 혁명이 사그라진 자리에 일상이 들어서고,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의 신자유주의 헬게이트가 열린 지금 동시대인들에게 있어 과거 신념이 차지했던 자리에 들어선것은 어쩌면 ‘취향’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흑과 백이 분명한 신념의 공동체 대신 들어선 –비록 소비 자본주의의 입김이 강력하게 느껴지지만- 취향의 공동체는 현대인들의 친교와 소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취향으로 뭉친 공동체가 비단 일상에서만 그 힘을 발휘하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봐도,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들의 모임은 ‘이니 팬덤’이라 불릴 정도로 이른바 ‘정치의 팬덤화’ 현상을 보여준다. 팬덤 문화야말로 취향의 공동체가 가장 충성스러운 형태로 응집된 방식인데, 정치적 신념의 영역에서도 이러한 취향 공동체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탈중심화되고 해체된 지금의 포스트모던 세계를 잘 설명한다.  


팬덤 아미가 보여주는 강력한 결속력은, 이른바 취향의 공동체가 그 대상에 대해 신념에 가까운 열렬한 감정을 공유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들이다. 케이팝의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방탄소년단의 에너지와 퍼포먼스에 1차로 유입됐다가, 결국은 그들의 가사와 세계를 대하는 태도로 인해 코어팬이 된 팬들. 방탄의 음악과 행보를 통해 위로를 얻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된 이 팬들의 연대야말로 방탄이 가진 가장 정치적인 영향력이라 할 수 있다. 대중문화가 주는 위로가 곧 자본주의적 문화산업의 마취제라고 생각하는 아도르노적 프레임에서는 별 힘이 없을지 모르나, 하루를 멀쩡히 살아내는 게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되어버린 이 시대에, 수용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다가와 꽂히는 위로와 감응은 신자유주의 포스트모던 시대의 시민들에게 있어 최고의 일상의 혁명, 즉 도중에 포기하거나 죽지 않고 하루를 더 살아보는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 지금의 세대는, 겉보기에 소비자본에 맹목적으로 휘둘리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내면적으로는 나름의 혁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제발 편견을 벗고 방탄의 노래 속 가사들을 유심히 들어보길 바란다. “멈춰서도 괜찮아. 이젠 목적도 모르는 채 달리지 않아. 꿈이 없어도 괜찮아. 네가 내뱉는 모든 호흡은...너를 이루는 모든 언어는 이미 낙원에” 방탄의 신곡 <낙원>에 들어있는 이 가사가, 신자유주의 세계 시민들의 anthem(국가)이라는걸 그제서야 알게 될 것이다. 







Posted by 미와카주


1. Report


1996 UN Report on Sex Slave by Japanese Military 

http://hrlibrary.umn.edu/commission/country52/53-add1.htm …


UC Berkeley Journal of Int’l Laws on Japanese Army/ Sexual Slavery

https://scholarship.law.berkeley.edu/cgi/viewcontent.cgi?article=1242&context=bjil …




2. Book


-History Book


<Korea Old and New: A History> by Carter J. Eckert & Ki-Baik Lee

http://a.co/d/dsKZmJc



<A Korean History For International Readers> by The Association of Korean History Teachers 

http://a.co/d/eNrIgID



-Novel


<A Gesture Life> by Chang-rae Lee

http://a.co/d/30coMns


<When My Name Was Keoko> by Linda Sue Park

http://a.co/d/idDsnkb


<White Chrysanthemum> by Mary Lynn Bracht

http://a.co/d/fZKSaIC


<Daughters of the Dragon> by William Andrews 

http://a.co/d/1sCQXse


<Pachinko> by Min Jin Lee

http://a.co/d/dHQz4LX




3. Video



<Japanese Colonial Policy and its Impact on Modern Korea>

https://youtu.be/-m72sZVGLq4


<Korean History- Japanese Occupation Period>

https://youtu.be/c7WJEN6vUlk


<History Revisionism and Japan>

https://youtu.be/lnAC-Y9p_sY


<Japan's Rising Right-Wing Nationalism> 

https://youtu.be/IHJsoCAREsg


<Documentay Proof of Japan's Central Role in the comfort woman system>

https://youtu.be/UzCBZSCs1ZE


<Animation HERSTORY> about 'comfort women' 


ENG sub: 

https://youtu.be/zYjXIye73ks


JPN sub

https://youtu.be/aEm6VYRjmCM


<Apology> Trailer by Tiffany Hsiang

https://www.nfb.ca/film/apology/ 


<Life as a comfort woman: Story of Grandma Kim Bok-dong> 

https://youtu.be/qsT97ax_Xb0


<The Kanto Earthquake & Korean Massacre>

<ZDF Documentary on Japan's Unit 731- Human Experiment>




4. Article



<BBC, What Japanese History Lessons Leave Out>

https://www.bbc.com/news/magazine-21226068


<Deutche Welle, Japan’s nationalist schoolbooks teach a different view of history>

https://m.dw.com/en/japans-nationalist-school-books-teach-a-different-view-of-history/a-40092325


<Wikipedia, Japanese History Book Controversy>

https://en.m.wikipedia.org/wiki/Japanese_history_textbook_controversies



5. Website


E-Museum of the Victims of Japanese Sexual Slavery by Korean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

http://www.hermuseum.go.kr/eng/mainPage.do


A website that summed up atrocities by Japan/Germany during WWII

http://maywespeak.com

Posted by 미와카주